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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칼럼

[]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이슈로 촉발된 도시개발법 개정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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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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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사건을 기화로 민간사업자의 이익 제한과 관련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도시개발법으로 인해 민간사업자가 도시개발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그리하여 2021년 국정감사, 언론 등에서 민간사업자가 취득하는 개발이익에 대해 상한을 두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민·관 공동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회가 도시개발법을 개정하였고, 위 개정법이 2022. 6. 22.부터 시행되었다.

 

기존 도시개발사업의 문제점을 고려해 볼 때 도시개발법 개정의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의 이윤율 상한을 제도화하고, 민간사업자가 토지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 지분 범위에서만 사용하도록 하며, 민간사업자 선정, 협약체결 및 지정권자 승인절차 등을 신설하고, 국토부장관의 관리·감독권을 규정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도시개발법을 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아무리 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누군가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여서는 아니되는데, 도시개발법이 개정됨에 따라 기존 도시개발법에 따라 정당한 지위를 가지고 있던 민간사업자에게 극심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개정 도시개발법 부칙 제2(이하 부칙 제2라고 함)는 민간사업자(법에는 민간참여자로 규정되어 있다)의 선정, 사업시행 협약 등 민·관 공동 도시개발 사업 시행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제11조의 2를 개정법 시행 이후 최초로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하여, 개정 도시개발법이 시행되는 2022. 6. 22. 이전에 도시개발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에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민간사업자들은 모든 사업상의 지위를 소급적으로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민·관 합동 도시개발 사업에 공모를 통해 참여하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있던 민간사업자,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민간사업자, 특수목적법인 설립까지 완료된 민간사업자, 심지어 특수목적법인 설립 이후 일부 토지를 매수한 민간사업자까지 도시개발구역이 지정이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기존 사업상 지위를 박탈당하고, 기존 사업상의 지위가 소멸하는 경우 민간사업자들이 투입한 비용과 시간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부칙 제2조는 다음과 같은 헌법 위반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 법령의 개정에 있어서 구 법령의 존속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한 경우, 즉 법령개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는 경우 그 신뢰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로 보호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업 진행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개정 도시개발법의 시행 시기를 정한 부칙 제2조는 사업자의 신뢰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소급입법금지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 민간참여자인 사업자가 공모절차를 완료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사업협약까지 체결한 경우 개정 도시개발법 시행 이전에 사업과 관련된 완성된 사실·법률 관계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위 부칙 제2조에 의하면 위와 같은 완성된 사실·법률 관계를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이는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민간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이라 함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국가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을 의미하며 그 어느 하나에라도 저촉되면 위헌이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하는데, 부칙 제2조에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함 없이 일률적으로 도시개발법의 적용 시기를 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부칙 제2조는 도시개발구역지정이 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개정 도시개발법의 적용 여부가 결정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도시개발구역지정은 민간사업자의 의사나 능력에 의해 지배되는 영역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 의사결정권자의 절차 진행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사정의 고려 없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라는 형식적인 기준으로 결정하게 되면 사업자 사이에 심각한 평등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사업은 사업협약 이후 특수목적법인 설립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도시개발구역지정이 지연되어 결국 2022. 6. 23.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에 반해 B 사업은 A 사업보다 사업협약 및 특수목적법인 설립은 늦었으나 2022. 6. 22.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다면, A 사업은 B 사업에 비해 먼저 시작되고 시간과 비용도 더 들였음에도 도시개발구역지정이 하루 늦게 됨에 따라 모든 절차를 소멸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도시개발법의 개정 취지와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법개정은 이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신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실한 입법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에서 더는 졸속 입법으로 인한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작성자 : 법무법인 울림 김경목 변호사